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쟌톡 | 평생숙제 외국어 배우기/포르투갈어 배우기

평생 안써보던 근육 괴롭히기

by 쟌핏 2021.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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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포르투갈어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봤다.

30초,
굉장히 짧은 채널소개 겸 자기소개 영상.

하고싶은 말을 대본처럼 만들어서 산책길 내내 같은 문장들을 입이 아프도록, 팹의 입장에서는 귀가 따갑도록 되풀이했다. 나중에는 입이 마를정도. 연습만이 살 길!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을 소요했는데도 완벽하게 되질 않았다. 심지어 이미 전에 배워서 잘 아는 문장이 있는데도 자꾸 버퍼링이 걸려 짜증이 났다.

잘 안되는 이유야 많았지만 다음과 같이 명확했다.


1. 처음 써보는 근육.

일단,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점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한가지는 말소리를 만들어내는 조음기관이 있다는 것. 소리를 내고 각각의 것을 조합해 하나하나 다른 발음으로 음가를 만들고 그것이 또 모이면 단어, 문장이 된다. 국어국문 전공자로서 최대한 쉽게 복기를 해봤는데 좋은 설명인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라별 언어마다 발음이 될 때, 쓰이는 입근육이 다른데, 한국어와 영어가 다르듯 포르투갈어도 이 둘과 달랐다. 포르투갈어의 알파벳은 영어와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알파벳을 공유한다고 발음도 똑같을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각 알파벳을 지칭하는 이름도 다르고 각 음가도 다른 게 많기 때문이다. 고로 이 낯설고 새로운 소리를 한번 만들어내겠는 열정에 내 입근육은 혹사되었다.


2. 완벽주의자, 거기에 급한 성격까지.

난 "빨리빨리"의 한국인 사이에서도 유별나게 더 성미가 급한 것 같다. 뭐 어떤 성격이든 일장일단,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무언가를 배울 때 빠르다는 점. 영어로는 Fast learner라고 하는데, 한국어로는 일머리가 좋다, 공부머리가 좋다 정도로 할 수 있겠다. 다만 여기에 완벽주의자라는 성향이 더 해지면서, 어떤 일에 꽂혔을 때, 내 몸이 크게 두 갈래로 찢기는 듯한 고통스러움이 수반된다. "빨리 다음단계로 넘어가고 싶은 나 vs 완벽하지 않고서야 다음이란 없는 나". 이번에 꽂힌 일은 오늘의 주제, 포르투갈어로 소개 하기. 내 포르투갈어는 걸음마 배우는 아기 수준인데, 겨우 뭘 짚고 일어설 정도 할까말까인데 뛰어다니려고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거기에 뛰는 것도 올림픽 육상선수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주기를 바라고 있으니, 현실과 이상이란 괴리감 속에서 발버둥쳤다.


3.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다.

유튜브를 개설한 이후 올렸던 그동안의 영상에는 내가 운동하는 모습만 담겨있다. 나름의 시장조사를 해본 결과, 보통은 채널을 오픈할 때, 첫 영상으로 채널소개 및 자기소개 영상을 올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나는 뭔가 제대로 된 인사도 안한 예의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늦게라도 카메라 앞에 제대로 서서 소개 영상을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게 참, 의식을 하니 부담스럽고 또 부끄럽지 않은가.. 얼빡샷이라고 하던가, 이는 사진에 얼굴이 여백없이 빡빡하게 나온 것을 칭하는 신조어이다. 물론 그 정도로 근접샷은 아니지만 왠지 내 모공이 하나하나 다 보일 것만 같은 거리감. 이런 긴장감 속에서 촬영을 하려니 되던 한국어도 안되는 불상사가 벌어지며, 포르투갈어는 꼬이고 또 꼬이고..


이 일련의 과정 속에 눈물이 삐질삐질, 결국 울음까지 빵-하고 터졌다고 하면 과연 믿을 사람이 있을까..?
나는 이렇게 열심인데 옆에서 무심히 또는 태연하게 있는 팹한테 갑자기 서러움이 밀려온 것도 있다. 사실 이건 팹의 수난시대이다ㅋㅋㅋㅋ 울음사태가 진정되고 당연히 사과는 했지만. 내 눈물이 그친 건 그의 몫이 크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위로와 조언, 격려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 팹은 우리가 종종 보던 다른 한국-브라질 커플 영상 예를 들었다. 그 분들도 수준급의 실력자들이지만, 원어민인 팹이 봤을 때, 많은 실수들을 찾을 수 있었다면서. 그리고 팹이 서툰 한국어를 할 때, 나 역시 그를 귀엽게 보고, 또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된다고 한 날들을 상기시켰다. 스스로에게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건 아니냐고. 내가 너무 완벽하게 해버리면 그게 더 부자연스럽다며 토닥여주었다.


그렇게 올라간 좌충우돌, 고군분투
나의 첫 포르투갈어 영상.

이상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친다.

https://youtu.be/drT1lqfxNhg

포르투갈어 쌩초보, 채널 소개 영상 찍기! Um primeiro video do iniciante em português.

Queridos amigos do Brasil. Olá, é nossa primeira vez a nos apresentar em português. Tenho gostado muito de aprender esta língua e cultura. Desejo ir ao Brasil para ver a família e amigos do meu namorado. Obrigada por assistir ao nossa vídeo. Fiquem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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