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로 1-2주간 해 먹었던 요리와 그밖에 간식 사진들을 올려본다.
뉴질랜드 락다운 레벨이 그나마 완화가 돼서 식당 테이커웨이가 된다지만 그렇다고 매일 사 먹기도 그렇고. 어찌 보면 늘 해왔던 요리긴 하지만 어째 매번 힘든 건지! ㅠㅠ
글쎄, 힘들다기보단 지겹다는 말이 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앞으로 몇십 년은 더해야 될 텐데 어쩌지?
호주와 뉴질랜드 생활을 합치고 또 대학 다닐 때 자취 햇수까지 합치면 부모님을 떠나 독립해 살아온 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전부터 느꼈지만 부모님이란 존재는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집에 있던 모든 것들은 자연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집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편히 쉴 소파와 침대, 아무 생각 없이 채널을 넘기던 텔레비전, 시간마다 차려지는 따뜻하고 맛있는 밥, 괜히 입이 심심해서 꺼내 먹던 간식들. 외출할 때 수십 분을 서성거리던 화장대 거울, 귀가해서 노곤해진 몸을 풀어주던 샤워용품들까지. 이 모든 것들은 부모님의 땀과 노력에서 왔다. 어찌 보면 그들이야말로 신이었다.
우리 아빠가 항상 버릇처럼 말씀하시던, "때 되면 다 안다."
가끔 엄마가 혼내시며 하시던 말씀, "아유! 나중에 너랑 똑같은 딸 낳아보면 알 거다!"
맞다. 그때는 몰랐고 이제는 안다. 어느덧 나도 우리 부모님이 결혼해서 가정을 꾸렸던 딱 그 나이가 되어버렸고, 아직 자식은 없지만,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
하루하루 보통의 삶, 평범한 일상을 영위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그저 가만히 있는다고 내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수 없고, 미래를 약속한 남자 친구가 있어도 그 역시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한 불온한 존재라는 것. 그는 내 부모도, 구원자도 아니다. 하지만 든든한 버팀목임에는 틀림없고 나 역시 그런 존재가 되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렇게 열심히 요리하며 발버둥 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팹은 열심히 설거지를 하고..ㅋㅋ 조금은 우습지만 말이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게 퍽 오랜만이다. 분명 음식 사진 정리하려고 시작한 포스팅인데 어느새 부모님 얘기, 남자 친구 얘기로 넘어와버렸다. 아주 감성적으로 심취한 채로. 그래도 이런 게 힐링인 것 같다. 사실 유튜브를 시작한 것에 대해 조금 회의감이 들지만 블로그에 대해서는 그런 게 전혀 없다. 멋지고 유려한 글도 아니고, 전문성이 돋보이는 글도 아니지만 내가 좋으면 그만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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